1992년 8월, 잠실의 뜨거운 볕 아래에서 출발한 3만쌍 축복가정이 올해로 34주년을 맞았다. 10월 5일 선문대학교에서는 동기 가정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3만쌍 축복 제34주년 기념 총회’가 열렸다. 웹진 WithU는 취임 1년을 맞은 권현종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 회장을 만나, 지난 발자취와 장학사업, 그리고 전 세계 동기 가정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아래 인터뷰 중 매체 성격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내용은 수정·요약해 전해드립니다.

[34주년을 돌아보며,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의 발자취]
회원 가정들께 먼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천지인 참부모님의 안위와 성수무강, 그리고 조속한 환궁을 기원합니다. 아주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지만, 축복 동기 여러분께 큰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송구스럽고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어느덧 3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동기분들도 하나둘 환갑을 맞이하고 계시네요.
다들 워낙 훌륭하게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고 계셔서 제가 따로 보탤 말씀은 없습니다. 그저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나아가 지금까지 걸어오신 깊은 삶의 궤적을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까지 이어가신다면, 그보다 더 보람차고 빛나는 노후는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34주년을 맞는 이번 총회는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회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회고와 감회를 들려주세요.
어느덧 회장 취임 1년을 맞았습니다. 34년 전, 잠실의 뜨거운 볕 아래에서 대상과 양산에 의존하며 설렘과 기대 속에 축복을 받고 가정을 출발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사이 아이 셋을 낳아 키웠고, 그 아이들이 다시 축복을 받아 이제는 3세를 기다리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축복받기를 참 잘했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축복이었다’고 고백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남은 삶도 진정한 축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가치 있게 마무리하고자 다짐합니다.
변화와 도전의 시대를 맞아 우리 공동체 역시 새로운 과제들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피하기보다 지혜롭고 당당하게 마주하며 나아가고자 합니다. 우리가 지금 중심을 잘 잡고 내실을 다져놓아야, 앞으로 들어올 축복 후배들이 흔들림 없이 꿈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더 건강하고 든든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축복가정다운 의연함과 담대함으로 모범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34년 동안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가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무엇일까요? 초창기와 비교해 가정회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가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리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힘은, 동기 여러분이 보여주신 ‘꾸준함과 성실함’이었습니다. 초대 서성종 회장님을 시작으로 지금의 17대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도 많았지만,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참으로 잘 견디고 수고했다’는 자부심이 들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현재 3만가정은 교구장을 비롯한 공동체 내 주요 목회 현장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온 힘을 다해 애써 주신 동기 식구 한 분 한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서로에게 따뜻한 ‘셀프 칭찬’과 격려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나온 시간보다 더 빛날 50주년을 향해 우리 모두 끝까지 동행해 나아갑시다.
가정회의 역사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회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한 전환점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돌아보면 수많은 추억이 스쳐 지나가지만, 특히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시련을 맞닥뜨렸을 때가 가장 가슴 졸였던 순간이었습니다. 모임조차 가질 수 없었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혜롭게 공동체의 맥을 이어주신 성환득 전 회장과 임원들의 노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장학회를 이끌어 오신 조성민 장학회장, 살림꾼으로서 재정을 든든히 지켜주신 이한덕 부회장, 그리고 3만가정을 위해 애써주시는 모든 임원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이분들뿐만 아니라 각자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주신 동기 식구 한 분 한 분 모두가 우리 3만가정의 ‘진짜 영웅’이십니다.

[장학사업과 미래 세대]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장학사업의 배경과 운영 방식, 그리고 기억에 남는 장학생 사례를 소개해 주세요.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는 수많은 축복가정회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3만가정회가 단연 빛나는 이유는 바로 ‘장학사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기들의 자발적인 정성과 투명한 운영이 뒷받침되기에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순간이 스쳐 지나가지만, 특히 불의의 사고로 신체에 중대한 상해를 입었던 한 2세의 이야기가 지금도 가슴 깊이 남아 있습니다. 절망의 순간에 우리 장학회의 손길이 작은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었고, 그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 건강하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장학회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가장 큰 보람입니다.


2세와 3세를 비롯한 다음 세대를 세우는 데 있어,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가 앞으로 맡아야 할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우리 3만가정회의 장학사업은 어떠한 바람이 불어도 변함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2세, 3세 자녀들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세상 속에서 또래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평범하지만 당당한 사회인’이 되는 것입니다. 신앙의 중심은 바위처럼 굳건하되, 결코 사회로부터 고립되거나 동떨어진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생각보다 깁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품은 채 차근차근 자신만의 인생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현명한 후대들로 성장해 주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앞으로의 비전과 과제]
10년 뒤 축복 44주년을 맞을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는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시나요?
AI와 초개인화 시대가 도래하며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요즘, 10년 뒤 우리 가정회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매우 가슴 뛰는 일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 공동체가 겪고 있는 위기를 오히려 위대한 전환점, 즉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구상으로, 현재 전 세계 각국에 흩어져 나라별로 운영되는 3만쌍 축복가정회를 하나로 모아 ‘(가칭) 3만쌍 세계축복가정회’로 통합 운영하면 어떨까 꿈꿔봅니다. 비록 우리의 세월이 흘러 몸은 예전만 못할지라도, 뜨거웠던 그 시절의 영성과 열정만큼은 결코 시들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 3만가정이 하나로 묶여 다시 한번 시대를 선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미래를 그려봅니다.

지금 가정회가 풀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며,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일은 무엇일까요?
조직이 존립하고 지속 가능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재정이라는 버팀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가정회는 작지만 귀한 정성을 모으는 ‘매월 1만 원 자동이체 CMS’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보낸 작은 온기가 모여 힘겨운 동기를 일으키고, 우리의 2세, 3세 자녀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똑똑히 목격해 왔습니다. 금액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편이 어렵더라도 마음을 보태는 그 순수한 정성이야말로 우리 가정회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나의 작은 1만 원이 우리 모두의 위대한 미래를 만듭니다. 이 따뜻한 동행의 여정에 기꺼이 동기 여러분의 마음을 얹어주시길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동기 가정과 참어머님께 드리는 말씀]
오랜 세월 함께 걸어온 전 세계 3만쌍 축복가정 동기들에게 전하고 싶은 격려와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다가올 44주년, 나아가 50주년이라는 빛나는 이정표 앞에서도 희망과 기대를 품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마음속 욕심은 조금씩 내려놓고, 스스로의 건강을 더 깊이 보살피는 우리 동기분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중압감이나 ‘상대를 가르치겠다’는 고집도 이제는 가만히 내려놓을 때입니다. 요즘 세상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단지 첨단 자동차에만 쓰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 또한 저마다의 궤도를 스스로 멋지게 달리는 ‘자율주행 인생’입니다. 서로를 믿고 격려하며, 소중한 자신을 돌보는 복된 여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참어머님께 올리고 싶은 감사와 다짐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자식으로서 천지인 참부모님의 안위와 성수무강을 간절히 기원하는 저희의 고백이 한낱 말에 그치지 않기를 늘 되돌아봅니다. 참부모님을 향한 효정이 매일의 삶 속에서 실천궁행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를 숙연히 성찰하게 됩니다.
어머님의 평안과 건강을 염원하며, 하루속히 기쁜 모습으로 환궁하시기를 온 마음을 모아 고대하고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