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며느리의 효행 이야기 — 효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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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과 인종, 언어와 문화를 넘어 ‘인류 한 가족’을 이루어가고자 하는 뜻 아래, 한국인과 일본인이 가정을 이루어 사랑과 인내로 함께 살아온 다문화 축복가정의 삶을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일본인 며느리들은 가족을 돌보고 자녀를 키우며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가운데 효와 봉사의 삶을 실천해 왔다. 그들의 삶에 담긴 사랑과 헌신, 가족을 향한 효행을 담은 「인류 한 가족의 꿈, 다문화 축복가정 일본 며느리의 효행 이야기」에서 일부 발췌·정리했다. <편집자 주>

다나카 하나에

1992년 3만가정 축복 한·일가정, 경기 수원
수원시장·화성시장 효행상, 제9회 손순자 효부상

자료 제공_천원사


일본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1992년 국제결혼을 희망해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남편 임신 중 자녀 둘을 유행병으로 잃은 충격으로 정신이 불안정해졌습니다. 시아버지 사망 후, 남편 형제들은 어머니를 요양기관에 맡기자고 했지만, 남편은 아버지 임종도 지키지 못한 만큼 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다며 저에게 모시자고 제안했습니다.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를 가족이 돌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해 우리 가정에서 모시게 되었습니다.

치매가 있는 시어머니를 20년간 모셨습니다. 그 사이 저는 사랑스러운 2남 3녀를 낳아 기르게 되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아이들이 따뜻하게 안아드리면 잘 받아주셨고, “할머니! 어디 가자” 하면 손을 잡고 함께 가시며 손자를 예뻐하셨습니다.

자료 제공_천원사

시어머니는 시장에서 제가 물건을 고르는 사이에 사라지거나 혼자 집을 나가 길을 잃곤 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온 가족이 찾아다녔고, 다행히 근처 경찰서에서 우리 사정을 잘 알고 늘 함께 도와주셨습니다. 이런 시어머니를 혼자 둘 수 없어 거의 매일 집에서 돌보느라 일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섯 자녀의 엄마로, 시어머니를 ‘여섯째 아이’ 처럼 여겨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니까’라는 마음으로 견딜 수 있었고, 전문적으로 모시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4년 전 시어머니는 넘어지셔서 걷지 못하게 되셨습니다. 집에서 앉아 계시거나 누워 있는 시간이 점점 늘었습니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기저귀를 착용해 드렸지만, 싫어하셔서 자주 빼버리셨습니다. 그럴 때는 옷이나 이불에 실수하셨고, 씻기려 하면 거부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음악이나 텔레비전을 틀어드리며 목욕을 시켜드렸습니다.

시어머니는 누워 계시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욕창이 생기고, 식사량이 줄어 음식 삼키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아기처럼 안아 음식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살펴 가며 먹여드렸습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는 좋아하시던 초코파이와 죽을 평소보다 많이 드셨습니다. 회복되는 듯해 안심했지만, 다음 날 새벽, 향년 95세로 집에서 평안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시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듯 말로 다할 수 없는 상실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저는 경로당에서 안마와 치매 예방 교육, 노래와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며 마을공동체 대표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시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이 많아 자연스레 잘해드리고 싶어집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분들도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고생 끝에 맺은 결실은 보다 빛날 것으로 믿으며, 이 결실을 잘 매듭지어 행복한 삶을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신앙 수기 모집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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